이구형님이 말하는 '미래의 공학도'
우연히 Neil Gershenfeld의 '생각하는 사물(When things start to think)'을 번역하신 이구형님의 블로그를 찾게 되었다. 감성공학의 리더이자 예전부터 궁금해 오던 MIT MediaLab의 간접 소식통으로서 나의 관심 대상 중 한분이셨다. 현업에서 직접 몸으로 부딫혀 오신 이분이 말하는 미래 공학도에 대한 당부는 어떤 내용일까? 그의 포스팅 '미래의 공학도들에게'에서 짧지만 소중한 조언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중소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병역 의무를 수행해 오면서 가끔씩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된다. 현실을 잘 몰랐던 사회생활 초기엔 그런곳이 있을것이라는 가냘픈 기대와 막연한 불안감으로 고민을 하던 나였지만, 지금까지 보고 듣고 느끼며 내리는 중간 결과는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해도 상당히 좁은 영역이라는 것이다. 아주 단호하게 이구형님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우리 정부와 사회, 대학은 과연 우리의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가 ? 대답은 '아니오'이다."

그리고는 즉시 대안을 제시한다.

"나는 할 수 없이 이들 젊은 공학도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길을 만들라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

열정적인 혁신을 부추기던 달콤한 채찍의 대명사, 톰 피터스가 강조하던 '브랜드유'의 개념이 엔지니어에게만 예외일 수 있으랴. 하지만 공학자로서 스스로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작은 규모, 빠듯한 자금, 마켓에 대한 영향력을 일정이상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서 커다란 리스크를 감내해 내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자신을 길을 간다는 뜻이 곧 창업을 뜻하는것은 아닐것이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확보한 사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하는 사람,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창조하는 사람. 즉 자신만의 그 무언가를 가지거나 그것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쪽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러한 것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취해야 할 기본 자세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능동적인 자세와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하다.

"남이 시키는 일만을 수동적으로 하는 존재가 아니라 일을 스스로 만들고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고, 또 자신이 만든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남이 시키는 일을 자기 일처럼 능동적으로 해내는 능력이 직장인으로서 필요한 능력이라고 할 지라도, 무엇보다 가장 고무적인 일은 자신이 스스로 일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일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이 있다면 훌륭하겠지만 그런 여유가 되지 못한다면 스스로 업을 만드는것 또한 해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창업이란 시작과 끝이 분명한 프로젝트를 이끄는 것처럼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인생을 송두리채 걸고 덤벼야 할 정도로 리스크가 큰 프로젝트 일진데 모든 엔지니어가 이렇게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여태껏 엔지니어의 전형적인 모습은 대기업의 연구소나 개발부에서 회사가 원하는 일을 묵묵히 수행해 내는 쪽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들의 진정한 경쟁력은 자신의 업무를 창의적으로 해결해 내는데에 있으며 조직의 구조도 이러한 측면을 부추기도록 진화해 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주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IT산업, 디자인 산업, 미디어 산업을 주축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한국도 머지않아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게 될것임은 자명하다. 나는 언제까지나 엔지니어의 모습이 오늘날과 같을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술의 변화, 사회의 요구, 불확실한 경제가 점점 더 독립적이고 창조적이면서 전문적인 인재를 절실히 요구하기 때문이다.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공략해야 하는 역설적인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이구형님의 다음 두 마디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미래의 엔지니어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나라 창조적이며 능동적인 존재이며, 스스로 일을 목표와 방법을 정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공학 지식과 경험뿐만 아니라 시장과 고객을 이해하고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경영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의 기술과 시장에 대한 특성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된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경쟁하고 또 협력하면서 살아야 할 상대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젊은 이들이다."

톰 피터스가 말한다. 옳소~!

- Heany
by Heany™ | 2005/05/10 21:03 | . Management | 트랙백 | 덧글(1) | ▲ Top
트랙백 주소 : http://heanylab.egloos.com/tb/99784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이진희 at 2009/04/11 14:04
좋은 글이네요. 담아갈께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