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http://csuhak.info/
어떤 분께서 올린 글을 보고 영감을 얻어서 글을 씁니다.
그동안 UIUC CS 대학원생으로서 이곳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생생하게 알려드리려고 단편적인 사실을 기술했었는데요.
오늘은 한 번, 종합적으로 CS 전공자로서 UIUC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따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가지 주의하실 점은 저의 주관적인 의견에 근거한 것이므로 그 점을 염두해 두셨으면 합니다.
Disadvantage : 최악의 기후환경, Brain Drain, 지리적 위치, 중부의 경직성
미국 중부의 자연환경은 최악입니다. 쉽게 말해서 일년동안의 연교차가 섭씨 60도가 차이가 나니까요.
지난 2월 초에는 영하 30도까지 기온이 내려갔었습니다. 여름에는 30도까지 우습게 올라갑니다. 한여름에 아무생각없이 오후에 2시간 동안 햇볕에 노출되어 있으면 일사병걸리기 딱 알맞습니다. 게다가 봄에서 가을까지 심심하면 토네이도가 출몰합니다. 물론 제가 이곳에 온 이후에 직접적인 피해를 본 적은 없어도, 일단 이 토네이도가 쓸고 지나가면 대책이 없다고 하죠. 그냥 죽는 거랍니다. ^^;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가 경보뜨면 지하에 내려가서 토네이도 물러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올라오는 일이 가끔 있죠.
그런데 사실 미국 중부의 자연환경때문에 인구들이 감소하는 것은 대체적인 경향입니다. 미국 제 3의 도시라고 불리던 시카고도 최근에는 더 좋은 기후를 찾아서 사람들이 떠나서, 신흥 도시들에게 3위 자리를 내줄 날이 멀지 않았다고 하죠.
이런 가혹한 환경때문에 사실 신규 교수 채용때도 많이 피해를 봅니다.
저희 학교에서 새로 교수를 채용할 때, 사람들을 초빙하여 talk를 엽니다. 그럴 때 이곳에 방문하는 기간동안 보통 비슷한 분야를 연구하시는 교수님들이 host를 맡습니다. 그러면, 그 연구 그룹에 가서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 하기도 하는데요, 그런 경우 십중팔구 물어보는 것이 '살기가 어떠냐'는 거죠.
즉, 교수로 오는 것은 job을 잡아서 당분간은 그곳에서 살아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학문에 욕심이 많지 않은 이상, 학교의 reputation 보다는 오히려 살기 좋은 곳을 택하는 수가 많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의 career 뿐만이 아니라, 가족들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아무튼, 이런저런 관계로 최근 몇년동안 저희학교에서 offer가 나갔던 분들이 거절하고 다른 곳으로 가셨던 것도 사실입니다.
기존에 명성을 쌓고 계셨던 교수님들이 살기가 좋은 곳으로 가시는 경향도 분명히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AI쪽의 크리그만 교수님이 UC 샌디에고로 옮기셨죠. ECE쪽에서도 한국 교수님이셨던 강성모 교수님께서 UC Santa Cruz에 dean으로 가시기도 하셨죠.
그런데 이런 교수님들의 이동은 단지 살기 좋은 곳을 찾아서 떠나시는 것만은 아닙니다. 즉, 중부라는 어중간한 위치가 갖는 지리적인 요건이 크게 작용합니다. 미국에서 각종 학회는 California 쪽이나 아니면 동부의 NewYork 쪽에서 많이 열립니다. 교수님들이 어느 정도 명성을 쌓게 되고, 그쪽 분야에 뒤쳐지지 않으시려면 이런 학회들을 많이 참석하셔야 하는데, 거기에 따른 이동시간만 해도 상당한 거죠. California에서 살면 하루정도면 되는 거리를, 이곳에서 다녀오게 되면 적어도 이틀은 걸리게 되는 겁니다. 어쩌다 한 두번이야 그렇다고 치치만, 이것이 누적되면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워낙 두터운 교수진들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그런 분들이 떠나시면 다른 분들이 들어오시죠. 최근에 캐나다의 Simon Fraser 대학에서 오신 Datamining 쪽의 Jiawei Han 교수님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만 미국 중부의 퇴조현상이 지속되게 되면 길게 보면 어떤 대응책이 있어야하지 않을까는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중부의 경직성이 있습니다. 원래 중부는 인종차별이 심하다고 합니다. 물론 이곳 얼바나 샴페인은 그런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워낙 많아서겠죠. 아무튼 타운 안에서는 전혀 불편한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리노이 주 전체에 대한 경직성은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최근의 F2 비자 홀더들에 대한 운전면허 허용에 관한 정책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에서 운전을 못하는 것은 발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버스가 다니기는 해도 그 큰 땅덩이를 다 커버하는 것은 불가능하죠. 장을 보러가기도 힘들기 때문에, 단지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9/11 사태가 터지면서 Social Security Number 발급을 제한하기 시작하여, 요즈음에는 미국내에서 F2 비자 홀더들이 SSN을 취득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일리노이 주에서는 SSN이 없는 사람들은 운전면허 시험을 볼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발생했으면 어떻게든 살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일리노이 주에서는 시종일관 F2들에 대해서는 알아서 해라... 라는 식입니다. 다른 주에서 SSN이 없어도 운전면허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것과는 대단히 대조가 되죠. 이것 때문에 유학생 부인들이 겪는 금전적, 정신적 피해는 막심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알게 모르게 외국인 유학생들이 생활하기를 어렵게 만들죠.
Advantage : 활발한 연구활동, Cost-effectiveness, 많은 일자리들(RA 및 TA), 커다란 한인상권
각종 분야의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중입니다. 즉, Computer Science의 거의 전분야에 걸쳐서 프로젝트들이 진행중이죠. Database와 Human-Computer Interaction이 조금 약한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 관련 교수들을 영입하면서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규모가 크고, 또 고른 분야에 일정수준의 reputation을 유지하는 것은 학생에게 있어서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즉, 세부전공을 정하지 않고 온 MS 혹은 MS/PhD 학생들의 경우에 다양한 프로젝트를 접해보고 자신의 전공을 정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거죠. 무시못할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또 하나는 ECE(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과 LIS(Library and Information Science)등 타과와의 연계입니다. 양과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가 진행중이죠. Network의 대표되는 ECE와의 합동연구는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이고, LIS는 한국에서 도서관학과로 알려져 있고, 여기서 CS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반문하실 수도 있는데, 제가 지금 듣고 있는 LIS/CS 과목의 교수님이 Les Gasser이라고 Multi-agent 분야에서 거장으로 손꼽히는 분입니다. 이 교수님 뿐만 아니라 본교의 LIS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죠.
굳이 저희 학교만이 아니겠지만 CS 뿐만이 아니라 교류를 할 수 있는 전공들도 top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이들과의 interdisciplinary 연구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CS 학생들 중에 많은 이들이 이들 다른 과의 교수들을 advisor로 삼고 많은 연구를 하죠.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본교의 Beckman Institute는 설립 목표 자체가, CS, ECE, HCI, Psychology, Physics등 다양한 분야의 interdiscplinary research로서 연구의 장을 제공합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비용대비성과가 탁월하다고 봐야겠죠. 단적인 예로 이곳에서 two-bed를 얻는 가격으로 Boston에서 스튜디오를 얻기도 힘듭니다. 제가 대학원을 지원할 당시, UIUC는 UT at Austin과 더불어 가장 cost-effective한 학교였습니다.
Graduate으로 일할 당시 많은 일자리를 제공된다는 것은 '유학은 생활이다'라는 관점에서 대단히 훌륭한 장점입니다. 저희 CS 과에 약 400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대부분 자기돈 내고 공부하는 학생들은 없습니다. 모두 교수님들과 RA, TA 내지는 NCSA 또는 타과에서 RA를 제공받습니다. 또는 fellowship을 받는 학생들은 아예 이런 일조차 안하죠.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도 이렇습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인기가 없는 과목의 TA 자리는 채워지지가 않아서 고생했다는군요. 설령 일을 안하고 있는 graduate이 있어도 그것은 그 학생이 coursework에 충실하려고 일을 안 하는 것이지, 자신의 의지만 있으면 쉽게 일을 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활면에서, 거대한 한인유학생 상권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좁은 도시에 2003년 현재 한국식당이 6개, 한인상점이 2개가 있습니다. 한인상대 이발소와 미용실도 있죠. 미국에서 손꼽히는 대규모 한인상권이 있는 시카고도 2~3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한인유학생들이 살아나가기에 비교적 쉬운 환경이라는 거죠. 이 점은 가족이 있는 유학생인 경우에 매우 중요합니다.
결론 :
학생들에게는 좋고, 생활하기에는 나쁘다.
이래서 대부분의 분들이 공부가 끝나신 다음에는 California 등 기후가 좋은 곳으로 가시나 봅니다. 그래도, 유학생의 입장에서의 손익계산서로는 괜찮은 도시입니다.
뭐 이것은 제 의견이니까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군요.
아무튼, CS 전공자로서 UIUC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한 찬반론이었습니다.
그럼 모두들 건승하세요.
이만.
- 샴페인에서 형석